# 중력이 빛의 전파에 미치는 영향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911

> 번역 저본: A. Einstein, “On the Influence of Gravitation on the Propagation of Light,” in *The Principle of Relativity*, trans. W. Perrett and G. B. Jeffery, pp. 97–108. 공개 영역 영어 번역을 바탕으로 새로 옮겼다. 식의 기호는 OCR 오류를 바로잡아 현대적인 표기로 정리했다.

4년 전에 발표한 한 논문에서 나는 빛의 전파가 중력의 영향을 받는가 하는 물음에 답하려고 했다. 나는 그때의 설명에 만족하지 못할 뿐 아니라, 당시 논의의 가장 중요한 귀결 가운데 하나가 이제 실험으로 시험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 주제로 돌아온다. 여기서 전개할 이론에 따르면 태양 가까이를 지나는 광선은 태양의 중력장에 의해 휘며, 따라서 태양 가까이에 보이는 항성과 태양 사이의 각거리는 거의 1각초만큼 커 보인다.

이 고찰에서는 중력과 관련된 다른 결과들도 나온다. 그러나 전체 논의를 한꺼번에 제시하면 따라가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이론의 가정과 사고방식을 파악하는 데 충분한 몇 가지 기초적인 고찰만 제시하겠다. 이론적 토대가 옳더라도 여기서 얻는 관계들은 일차 근사에서만 성립한다.

## §1. 중력장의 물리적 본성에 관한 가설

중력가속도가 \(\gamma\)인 균일한 중력장 안에 정지 좌표계 \(K\)가 있고, 중력장의 힘선이 \(z\)축의 음의 방향을 향하도록 잡자. 중력장이 없는 공간에는 두 번째 좌표계 \(K'\)가 있고, 그것이 자신의 \(z\)축 양의 방향으로 일정한 가속도 \(\gamma\)를 가지고 움직인다고 하자. 불필요한 복잡성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 상대성이론은 제쳐 두고, 두 좌표계는 통상의 운동학으로, 그 안의 운동은 보통의 역학으로 다룬다.

다른 물질점의 작용을 받지 않는 물질점은 \(K\)와 \(K'\) 양쪽에서 다음 방정식에 따라 움직인다.

\[
\frac{d^2x}{dt^2}=0,\qquad
\frac{d^2y}{dt^2}=0,\qquad
\frac{d^2z}{dt^2}=-\gamma.
\]

가속계 \(K'\)에서는 이것이 갈릴레이 원리에서 곧바로 나오며, 균일한 중력장 안에 정지한 \(K\)에서는 모든 물체가 똑같이 일정한 가속도로 낙하한다는 경험에서 나온다. 중력장에서 모든 물체가 동일하게 낙하한다는 사실은 자연 관찰이 준 가장 보편적인 경험 가운데 하나이지만, 아직 물리적 세계상 자체의 기초에는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러나 \(K\)와 \(K'\)가 물리적으로 정확히 동등하다고 가정하면 이 경험 법칙을 매우 만족스럽게 해석할 수 있다. 곧 \(K\)를 균일하게 가속되는 계로 본다면, 그것을 중력장이 없는 공간에 있다고 보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물리적 동등성의 가정은 통상의 상대성이론이 좌표계의 절대속도를 말하지 못하게 하듯 좌표계의 절대가속도를 말하지 못하게 하며, 중력장에서 모든 물체가 똑같이 낙하하는 일을 자명하게 만든다.

뉴턴역학이 적용되는 순수한 역학 과정에 한정하면 두 계의 동등성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 관점이 더 깊은 뜻을 가지려면 \(K\)와 \(K'\)는 모든 물리 과정에 대해서도 동등해야 한다. 즉 \(K\)에 관해 표현된 자연법칙과 \(K'\)에 관해 표현된 자연법칙이 완전히 일치해야 한다. 이를 가정하면, 균일하게 가속되는 기준계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이론적으로 고찰함으로써 균일한 중력장 안의 과정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발견 원리를 얻게 된다.

물론 임의의 중력장을 언제나 중력장 없는 좌표계의 운동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임의로 움직이는 연속체의 모든 점을 하나의 상대론적 변환으로 동시에 정지시킬 수 없는 것과 같다.

## §2. 에너지의 중력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물체의 관성질량은 그 물체가 포함하는 에너지와 함께 증가한다. 에너지 증가량이 \(E\)라면 관성질량의 증가량은 \(E/c^2\)이다. 그렇다면 이 관성질량의 증가에 대응하여 중력질량도 증가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하나의 물체도 그 안에 든 에너지에 따라 동일한 중력장에서 서로 다른 가속도로 낙하할 것이다. 또한 질량보존법칙을 에너지보존법칙에 통합한 상대성이론의 만족스러운 성과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우리는 관성질량에 대해서는 옛 형태의 질량보존을 버리면서 중력질량에 대해서만 유지해야 할 터인데, 이는 매우 개연성이 낮다. 통상의 상대성이론만으로는 물체의 무게가 그 안의 에너지에 의존한다고 결론 내릴 근거가 없다. 그러나 \(K\)와 \(K'\)의 동등성 가설에서는 에너지의 중력이 필연적으로 따라 나온다.

측정장치를 갖춘 두 물질계 \(S_1\), \(S_2\)가 \(K\)의 \(z\)축 위에서 높이 \(h\)만큼 떨어져 있고, \(S_2\)의 중력퍼텐셜이 \(S_1\)보다 \(\gamma h\)만큼 크다고 하자. \(S_2\)에서 \(S_1\)을 향해 일정한 에너지 \(E\)를 방출한다. 두 곳의 에너지는 한곳에 가져와 비교하면 완전히 같은 장치로 측정한다고 하자.

중력장이 복사와 측정장치에 주는 영향을 아직 모르므로 이 전달 과정에 관해 선험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등가성 가정에 따라, 균일한 중력장 속의 \(K\) 대신 양의 \(z\)방향으로 일정하게 가속되며 \(S_1\), \(S_2\)가 그 축에 고정된 중력장 없는 계 \(K'\)를 생각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가속되지 않은 계 \(K_0\)에서 관찰한다.

\(S_2\)가 아래쪽의 \(S_1\)을 향해 복사에너지 \(E_2\)를 방출하는 순간 \(K'\)의 \(K_0\)에 대한 속도가 0이라고 하자. 복사는 일차 근사에서 \(h/c\) 뒤 \(S_1\)에 도달한다. 그 순간 \(S_1\)의 \(K_0\)에 대한 속도는 \(v=\gamma h/c\)이다. 따라서 통상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S_1\)에 도착한 복사의 에너지는 더 커져서

\[
E_1=E_2\left(1+\frac{v}{c}\right)
=E_2\left(1+\frac{\gamma h}{c^2}\right) \tag{1}
\]

이 된다. 등가성 가정에 의해 정지해 있으나 중력장을 가진 \(K\)에서도 똑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S_1\)의 퍼텐셜을 0으로 잡고 \(\gamma h\)를 \(S_2\)의 중력퍼텐셜 \(\Phi\)로 바꾸면

\[
E_1=E_2+\frac{E_2\Phi}{c^2}. \tag{1a}
\]

도착 에너지의 초과분은 중력장 안에서 질량 \(E_2/c^2\)가 가지는 퍼텐셜에너지이다. 따라서 에너지보존을 만족하려면 방출 전의 에너지 \(E\)에도 중력질량 \(E/c^2\)에 대응하는 중력 퍼텐셜에너지를 부여해야 한다.

다음 순환과정을 생각하면 뜻이 더욱 분명해진다.

1. \(S_2\)에서 측정한 에너지 \(E\)를 복사로 방출해 \(S_1\)에서 \(E(1+\gamma h/c^2)\)를 흡수한다.
2. 질량 \(M\)인 물체 \(W\)를 \(S_2\)에서 \(S_1\)으로 내리며 \(M\gamma h\)의 일을 얻는다.
3. \(S_1\)에서 에너지 \(E\)를 \(W\)에 전달하여 그 중력질량을 \(M'\)로 만든다.
4. \(W\)를 다시 \(S_2\)로 올리는 데 \(M'\gamma h\)의 일을 한다.
5. \(W\)의 에너지 \(E\)를 다시 \(S_2\)로 옮긴다.

이 순환의 최종 효과는 \(S_1\)의 에너지가 \(E\gamma h/c^2\)만큼 증가하고, 역학적 일 \(M'\gamma h-M\gamma h\)가 계로 전달된 것이다. 에너지보존에 따라

\[
\frac{E\gamma h}{c^2}=(M'-M)\gamma h,
\qquad M'-M=\frac{E}{c^2}. \tag{1b}
\]

따라서 중력질량 증가량은 관성질량 증가량과 같다. 이는 두 계의 동등성에서도 직접 나온다. \(K'\)의 용수철저울에 질량 \(M_0\)을 매달면 관성 때문에 \(M_0\gamma\)를 가리킨다. 에너지 \(E\)를 물체에 주면 저울은 \((M_0+E/c^2)\gamma\)를 가리킨다. 기본 가정에 따르면 중력장 속의 \(K\)에서도 정확히 같은 일이 일어나야 한다.

## §3. 중력장에서의 시간과 빛의 속도

가속계 \(K'\)에서 \(S_2\)가 \(S_1\)을 향해 방출한 복사의 진동수가 \(S_2\)의 시계에 대해 \(\nu_2\)라면, \(S_1\)에 도착할 때 동일한 시계로 잰 진동수는 일차 근사에서

\[
\nu_1=\nu_2\left(1+\frac{\gamma h}{c^2}\right) \tag{2}
\]

이다. 방출 순간 \(K'\)와 같은 속도를 가진 비가속계 \(K_0\)를 다시 도입하면, 도착 순간 \(S_1\)의 속도가 \(\gamma h/c\)이므로 이 관계는 도플러 원리에서 곧바로 나온다.

등가성에 의해 균일한 중력장을 지닌 정지계 \(K\)에서도 같은 식이 성립한다. \(\gamma h\)를 두 지점의 중력퍼텐셜 차 \(\Phi\)로 바꾸고 이 결과가 다른 형태의 장에도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
\nu_1=\nu_2\left(1+\frac{\Phi}{c^2}\right). \tag{2a}
\]

이를 태양 표면과 지구에 적용해 보자. 태양 표면의 원자적 광원과 그곳의 정밀시계로 측정한 고유 진동수를 \(\nu_0\)라 하고, 그 빛 일부가 지구에 도달하여 같은 종류의 시계로 측정된다고 하자. 태양 표면과 지구 사이의 중력퍼텐셜 차는 음수이므로 태양 스펙트럼선은 지상의 같은 광원이 내는 선보다 붉은 쪽으로 이동해야 하며, 그 상대량은

\[
\frac{\nu_0-\nu}{\nu_0}\simeq 2\times10^{-6}
\]

이다. 태양 흡수선이 생기는 조건을 정확히 안다면 이 이동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압력과 온도도 스펙트럼선 중심의 위치에 영향을 주므로 예측된 중력퍼텐셜의 효과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가려내기 어렵다.

식 (2)는 얼핏 모순처럼 보인다. 빛이 \(S_2\)에서 \(S_1\)으로 계속 전달된다면 방출된 초당 주기 수와 다른 수의 주기가 어떻게 도착할 수 있는가? 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아직 \(K\)에서의 시간을 정의하지 않았으므로 \(\nu_2\)와 \(\nu_1\)을 단순히 같은 ‘초’에 대한 진동수라고 볼 수 없다. \(\nu_2\)는 \(S_2\)의 시계가 정한 시간단위당 주기 수이고, \(\nu_1\)은 \(S_1\)의 동일한 시계가 정한 시간단위당 주기 수이다. 서로 다른 중력퍼텐셜에 놓인 같은 구조의 시계가 같은 빠르기로 간다고 가정할 이유는 없다.

관찰하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정상상태이므로, \(S_2\)와 \(S_1\) 사이에 존재하는 파봉과 파곡의 수가 절대적인 시간값과 무관하도록 시간을 정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 그 자체가 자연법칙에 명시적으로 끼어드는 부자연스럽고 비실용적인 정의에 이른다. 그러므로 두 장소의 동일한 시계가 모두 시간을 ‘올바르게’ 표시하는 것은 아니다. \(S_1\)에서 시계 \(U\)로 시간을 잰다면, \(S_2\)에서는 같은 장소에 가져와 \(U\)와 비교했을 때 \(1+\Phi/c^2\)배 느리게 가는 시계를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정의한 시간으로는 빛의 방출 진동수와 도착 진동수가 같아진다.

이 결과는 이론에 근본적인 의미가 있다. 중력장이 없는 가속계 \(K'\)의 여러 장소에서 동일한 구조의 시계로 빛의 속도를 재면 모두 같은 값을 얻으며, 기본 가정에 따라 중력장 속의 \(K\)에서도 그러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중력퍼텐셜에 놓인 장소의 시간을 하나의 좌표시간으로 표현하려면 서로 다르게 가는 시계를 써야 한다. 좌표 원점의 빛의 속도를 \(c_0\), 중력퍼텐셜이 \(\Phi\)인 곳의 좌표 빛속도를 \(c\)라 하면

\[
c=c_0\left(1+\frac{\Phi}{c^2}\right). \tag{3}
\]

따라서 이 이론에서 빛의 속도 불변 원리는 통상의 상대성이론에서와는 다른 형태를 갖는다. 식의 분모에서 일차 근사에 한해 \(c\)와 \(c_0\)의 차이는 무시할 수 있다.

## §4. 중력장에서 광선의 휨

중력장에서 빛의 속도가 위치의 함수라는 사실로부터, 호이겐스 원리를 이용하면 중력장을 가로지르는 광선이 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시간 \(t\)에서 평면파의 파면을 생각하고 그 위에서 단위거리만큼 떨어진 두 점 \(P_1\), \(P_2\)를 잡자. 시간 \(dt\) 뒤 각 점에서 반지름 \(c_1dt\), \(c_2dt\)인 작은 원을 그리고 그 공통 접선을 그리면 새 파면을 얻는다. 빛의 속도가 가로방향 \(n\)에 따라 변하므로 단위 광로당 휨은

\[
-\frac{1}{c}\frac{\partial c}{\partial n}
=-\frac{1}{c^2}\frac{\partial\Phi}{\partial n}
\]

이 된다. 따라서 임의의 경로 \(s\)를 따라 광선이 \(n\)방향으로 받는 전체 편향은

\[
\alpha=-\frac{1}{c^2}\int\frac{\partial\Phi}{\partial n}\,ds. \tag{4}
\]

이 결과는 균일하게 가속되는 \(K'\)에서 광선의 전파를 직접 구한 뒤 \(K\), 다시 임의 형태의 중력장으로 옮겨도 얻을 수 있다.

천체의 질량을 \(M\), 광선과 천체 중심 사이의 최근접거리를 \(\Delta\), 중력상수를 \(k\)라 하면 식 (4)에 따른 편향은 퍼텐셜이 낮아지는 쪽, 즉 천체 쪽을 향하며 그 크기는

\[
\alpha=\frac{2kM}{c^2\Delta}
\]

이다. 태양 가장자리를 지나는 광선은 이에 따라

\[
\alpha\simeq4\times10^{-6}\ \text{rad}=0.83\ \text{각초}
\]

만큼 휜다. 그러므로 항성과 태양 중심 사이의 각거리는 그만큼 커 보인다. 태양 가까운 하늘의 항성은 개기일식 때 보이므로 이 이론의 귀결을 경험과 비교할 수 있다. 목성에서 예상되는 변위는 이 값의 약 100분의 1이다.

천문학자들이 여기서 제기한 문제를 다루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떤 이론을 떠나서도,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장비로 중력장이 빛의 전파에 미치는 영향을 검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그 자체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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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주석

- 이 논문의 \(0.83\)각초는 등가원리에 따른 시간 변화만 반영한 1911년의 예측이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에서 공간 곡률의 기여까지 포함하여 태양 가장자리에서 약 \(1.75\)각초를 얻었다.
- 원문의 ‘gravitation potential’은 문맥에 따라 ‘중력퍼텐셜’로 통일했다. 퍼텐셜의 부호와 위·아래 지점의 표기는 저본의 관례를 따른다.
